[속초]칠성조선소

2019. 3. 11. 16:07S.C.H

얼마전 오랫만에 가족여행으로 가까운 속초에 다녀왔습니다.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함께 여행하는 기회를 만들기는 점점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가족이 모두 함께한 이번 여행은  더 뜻깊었습니다.

저는 여행을 가기 전 그래도 조금의 사전 조사를 하는 편입니다. 

목적지를 정하고 이동 중간 중간 핫플레이스를 찾아가고 맛집에도 들려보고 랜드마크를 찾아 인증샷도 남기고...

꼭 계획대로 되지는 않지만 무작정 떠날때보다는 알찬 여행을 하게 됩니다.




강원도는 자주 찾게 되는 곳이고 여러번 아이들과 다녔기 때문에 익숙했지만 그래도 오랫만이라 속초 여행을 계획하면서 인터넷 검색을 했습니다.

검색할 때 가장 많이 나오는 핫플레이스가 칠성조선소였습니다.

물론 요즘 카페 트렌드가 공장이나 창고형이  유행이고 서울이나 인천, 경기쪽에도 많이 보이는 추세입니다만 조선소라는 장소는 카페로서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1박2일 바람쐬기 위한 짧은 여행인데 이틀째인 수요일은 칠성조선소가 휴무라 안내되어 있어 부랴부랴 방문을 해야 했습니다.

인터넷 검색은 상당히 많은 정보를 얻게 됩니다. 

다양한 후기는 물론 주차 안내까지 상세하게 제공하는 블로거들을 저는 항상 존경합니다.


칠성조선소는 문이 닫혀있으면 현판만 보고서는 조선소라 생각하지 못할 좁은 골목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열려 있는 문을 건너면 청초호를 바라보고 있는 꽤 넓은 공간이 펼쳐집니다.

이곳은 박물관과 전시장의 성격을 갖고 있는 공간이 있으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와 수많은 어선들이 오르내렸던 철선이 남아 있습니다.

도착 당시에도 평일임에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오래된 건물안에서는 기름 때가 지나온 세월 만큼 묻은 기계들과 조선소 운영시 작성한 작업일지와 서류들 그리고 도면등도 볼 수 있습니다.




여행 후에 알게 된 사실은 칠성조선소는 3대에 걸쳐 가업을 이은 조선소라고 합니다.

실향민인 할아버지가 세운 조선소를 아들에 이어 지금은 손자가 운영하고 있으며 집은 카페로 조선소는 전시장으로 탈바꿈하여  레저 문화공간으로 바뀌게 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할아버지, 아버지는 어선을 만들었고 손자는 레저용 보트를 제작하면서 조선소의 운영을 이어가고 있으며 현재 이곳의 대표는 손자의 아내이며 손자는 선박 디자인을 한다고 합니다.

현재는 조선소보다는 카페, 전시공간, 배를 타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참여할 수 있는 공간으로 더 많이 알려졌지만 할아버지가 조선소를 세웠을 1960년대의 속초는 전국의 어획량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어업이 활성화 되었던 시기라 합니다. 물론 어선이 많이 필요했을 것이고 조선소도 많이 바빴을 것 같습니다. 

가만가만 조선소의 이곳 저곳을 살펴보면 그 당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시끌벅쩍 활기찬 공간이었음을 연상하게 됩니다.

만들고 수리했던 어선이 레저용 보트로 바뀌었듯이 많은 것들이 바뀌었겠지만 3대째 이어오고 있다는 그 집안의 역사와 정신이 부럽습니다. 

가업을 잇는다는 건 전문가가 된다는 말이겠지요.. 참 멋진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배가 오르내렸던 철선에 커피를 갖고 나와 앉아서 마실 수 있어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