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uble Edge Razor

2018. 7. 12. 14:12S.C.H

가끔 어릴적 아버지께서 피우시던 파이프 담배 특유의 구수한 향과 반짝반짝 잘 길들여진 매끄러운 면도기 그리고 절대 만지지 말라고 하셨던 면도칼박스가 생각이 나고는 한다.  

진정한 성인 남성만이 사용할 수 있는 전용품이라 생각한 탓에 빨리 어른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자주하곤 했었던 것 같다. 

중고등학교 때 듬성듬성 난 솜털을 면도할 때마다 베어버린 기억과 그 상처에 휴지를 붙이고 등교했던 기억들이 생각난다. 그 당시에는 버스에도 턱 밑에 휴지를 붙이고 출근했던 어른들을 자주 보았었는데...

지금은 깊숙하게 어느 상자의 한 공간을 차지하며 잘 보관되어 있는지 본가에 가도 그 물건의 사용 흔적을 찾아볼 수는 없다.  

생활방식이 변하면서 모든 생활용품들은 대량생산되고 쉽고 빠른 것을 요구하게 되고 1회용을 선호하면서 어릴적 갈망했던 전용품에 대한 사용을 잊고 있었다.

우연히 인터넷을 통해 양날면도기를 보면서 전기면도기에서 양날면도기로 바꿔야지 했던것이 또 몇년이 지나고 말았다.





왜 오늘인지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양날면도기(Double Edge Razor)에 대해 구체적으로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호기심이 생겨  새로운 것을 시도할 때는 검색속도가 업무할 때보다 빠른것 같다. 모니터에 올라오는 인터넷 창의 수도 어마어마하고...

어떤것을 시작해도 마찮가지지만 양날면도기와 면도날만 구입한다고 끝나는건 아니었다. 면도를 하기위한 준비작업부터 면도후 마무리까지 생각지 못한 절차들과 도구들이 필요함을 알게 되었다.  

아버지가 사용하시던 면도기 메이커가 기억에 나지는 않지만 (본가에 가면 꼭 찾아봐야지)  다양한 면도기에 놀랐고 면도날의 종류에 다시한번 놀랐다.

초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동네 이발소에 가거나 서부영화에서만 볼 수 있었던 뜨거운 물을 받아 브러쉬를 이용해 얼굴에 거품을 바르고 정성껏 면도하는 모습이  요즘은 유투브에서 찾아 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일단 전기면도기를 사용하던 건식면도에서 습식면도로 바꿔보기로 한 만큼 일자면도기 (Straight Razor)도 검색을 해 봤지만 이건 용기가 나지 않는다. 

사진처럼 생긴것은 양날면도기와 전혀 다른 모습이고 몇십년 이발을 해온 전문 이발사에게 맡겨야할 것 같았다. 




안전면도기라 부르기도 하는 양날면도기 사용을 위해 인터넷 검색을 해서 필요한 것을 찾아보니 몇가지 된다.


1.  면도기 / 면도날

2. 브러쉬

3. 셰이빙크림/비누

4. 셰이브 보울

5. 프리셰이브 크림 / 프리셰이브 오일

6. 애프터 셰이브


면도는 아침에 떠지지 않는 눈을 감고서 전기면도기로 약 5~7분정도 하는게 다였는데, 습식면도는 평일아침에는 쉽지 않을 것 같다.   토, 일요일 여유있게 즐겨야 할 또 하나의 소확행이 생겨버린것이다.


일단, 양날면도기를 비롯하여 브러쉬나 크림등은 종류가 너무 다양하고 대부분 해외직구를 해야 하는 탓에 입문용으로 적당한 것을 국내 사이트를 통해서 구입했다.

양날면도기는 메탈로 되어 있고 입문용으로 추천되는 도루코 SG-A2000을 선택했다.  (익숙해지면 좀 더 좋은 것으로 바꾸면 되고 지금 고가의 제품을 구입해도 불만족 차이를 모를 것 같다. ) 


구입한 셰이빙 브러쉬는 이탈리아 PENNELLIFICIO OMEGA사의 제품으로 거품몬스터(Lather Monster)라는 별명이 있다고 한다.  멧돼지 털이나 오소리 털로 만든다는데 아직 배송전이라 어떤 털인지 모르겠다.  크기는 가로 3.5cm에 높이 10cm이다. 이또한 입문용이라 생각하고 고가의 좋은 재질의 제품은 생각지 않았다.


셰이빙크림과 비누를 고민하다 대부분 사람들이 실패하지 않는다는 비누를 선택했다.  셰이빙비누는 오스트리아 비엔나가 원산지인 HASLINGER사에서 만든 천연 쉐이빙솝을 구입했다.  천연원료로 만들어 면도자극으로 부터 피부보호와 최고의 보습력을 선사하며 풍성하고 밀도있는 거품으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종류는 1. 양젖,라놀린 2. 금잔화 3. 벌꿀 4. 샌달우드 5. 알로에 6. 세이지가 있는데 기본인 양젖,라놀린을 구입할까 하다가 익숙한 향인 샌달우드 쉐이빙 솝으로 구매했다.  보통 4~6개월 사용할 만큼 잘 닳지않는다고 하지만 사용해 보면서 모든 향을 구입하던가 해야겠다.


셰이브 보울은 주방이나 장식장에서 적당한 커피잔이나 밥그릇을 하나 찾거나 가까운 다이소에서 구입하기로 했고, 애프터셰이브 스킨은 시간날 때 오프라인 매장에서 추천받아 구입할 계획이다.

정말 생각하기도 싫지만 3가지 품목을 각각의 사이트에서 구입했기에 택배도 3곳에서 각자 배달될 것이다. (온라인 쇼핑은 이게 정말 최악이다)

유투브를 검색하다가 면도하는 동영상들이 많이 보게 되었다. 가장 자세히 나와있고 화질 좋은 영상하나 링크 걸어본다.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영상을 보지 않더라도 생각했던것과 비슷함을 알 수 있다.



면도를 하기전 준비할 사항은 깎기 쉽게 수염을 부드럽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하지만 수염이 길지 않은 나는 준비 시간은 생략해도 될 것 같다. 시행착오를 거쳐 필요하다면 그때 준비시간을 갖도록 해보자.  

1. 면도하기 전에 얼굴 (수염 깎을 부분)을 따듯한 물로 씻는다.  아마도 나는 샤워를 먼저 하고 면도할 것 같다.

2. 프리셰이브 오일/크림을 바른다( 바르고 1~2분 대기) :  필요할까? 일단 패스

3. 뜨거운 수건(스팀타올)을 얼굴에 둘러주고 1~2분 대기 : 더운물로 샤워하면 생략해도 될 것 같은데... 일단 보류

아직 면도를 해보지 않았지만 따듯한 물로 세안을 하는것 이외는 개인적인 취향일 수 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4. 면도용 크림/비누로 정성껏 거품 만들기 : 이건 처음에는 재밌을 것 같은데... 점점 귀찮아질 것 같다. 일단 재밌게 시작해보기로

5. 면도 : 조심 조심 돋보기를 쓰고 해야 할까? 몇번은 신중하게 해야할 것 같다.

6. 면도 후 찬물로 다시 세안하고 애프터 쉐이브를 바른다. : 어릴적 기억으로는 면도후 화끈거렸던 것 같다. 찬물 + 애프터쉐이브 스킨이나 로션은 필수일 것 같다.



쉐이빙 비누 거품을 내는 방법 동영상을 몇개 찾아보았다. 

점점 두번째 동영상을 따라하겠지만 시작은 첫번째 동영상을 따라해보는게 좋을 것 같다.